덩케르크에서 킬리언 머피의 분량이 생각보다 너무 짧고 비중도 적었기에 (거기다 역할도...) 풀리지 않은 킬리언 머피를 향한 갈증을 풀기 위해 몇년전 봤던 <On the Edge>를 다시 꺼내봤다. 

2001년 영화로 킬리언 머피의 20대 중반 시절을 영화 내내..... 정말 내내 원없이 볼 수 있다. 









특히 킬리언 머피의 초기 필모그래피에 이름을 올리는 아일랜드 작품으로 아이리쉬 액센트도 원없이 들을 수 있다. (요즘 인터뷰를 보면 오랜 헐리우드 생활 때문인지 많이 미국화된 액센트...)



영화 자체는 성장영화로 무난하다. 원스,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의 존 카니 감독의 초기작으로 앞의 영화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킬리언 머피 팬들은 MUST SEE!












19살의 나이로 불행한 가정사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Jonathan과 거기에서 만나게 되는 친구들의 소소하면서도 무거운 이야기이다. 성장기 부모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번 깨닫게 해주는 영화. (내 정신세계를 흔들어놨던 <케빈에 대하여>에 이어..)



찝찝하거나 께림직한 장면, 소재는 없다. 아, 잠깐 피가 나오긴 하지만 기분나쁠 정도는 아니다. 











요즘은 거의 블록버스터에만 얼굴을 비추는 킬리언 머피이기에 이런 작품들이 더욱 소중하다.









피키 블라인더스 촬영할 때 말고 항상 고수하는 저 헤어스타일









이 장면을 보고 싱 스트리트가 떠올랐다. 파랑색오렌지색. 






바로 이 장면 2aan.wordpress.com











존 카니 영화의 특징인 레트로한 무드. 캐스트들도 모두 스타일리쉬하고 개성있다.









알록달록하고 순수하고 잔잔하다. 어찌 보면 잔인하기도 하다

어쨌든 사람은 살아있을 때 죽음에 대한 소중함마저 느끼게 되는 것.






(be) embarrassed: 


- (of a person or their behaviour) shy, awkward or ashamed, especially in a social situation 

     [Oxford Learner's Dictionaries]

- ashamed of something and worried about what other people will think of you

     [Macmillan Dictionary]

- '쑥스러운, 어색한, 당황스러운' 

     [네이버 영어사전]


'EMBARRASSED'의 사전적 정의들이다. [Urban Dictionary]에서는 blushing, red-faced, uncomfortable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be) embarrassed는 쑥스럽고 창피한 이미지를 떠오르는 단어이다. 

하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의 학생들 중 90% 이상이) 이 단어를 그저 '당황스러운' 상황에만 적용해 쓴다. 

창피한 때가 아닌 당황해서 말문이 막힌 상황을 표현할 때 embarrass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한국어로는 정의가 똑같아 누구나 헷갈릴 수 있는데 이런 단어는 embarrass 말고도 아주 많다. 상황과 예문을 들어 비교해보면 그 차이점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잘못쓴 예

I was embarrassed to see the conference room in a complete mess right before the meeting.


이런 경우엔 dumbfounded, flummoxed, flabbergasted 등의 단어를 쓰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회의실이 어지럽혀져 있어서 당황은 했지만 화자가 창피함을 느낀건 아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손님을 데려와서 창피했다거나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단지 어안이 벙벙해 어쩔 줄을 모른 경우이기 때문에 embarrassed는 이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 



제대로 쓴 예

She was so embarrassed when she found out that she was the only one wearing trainers. 


친구에게 어떤 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캐쥬얼한 자리라 생각해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아주 격식있는 파티여서 모두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온 자리라면, 그럴 때 정말 embarrassed 한 것이다. 

또는 누군가 깨끗이 닦아놓은 유리에 얼굴을 부딪혔을 때 "That must be embarrassing!"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mbarrassed


dumbfounded 





















시즌 1과 2를 보고 드디어 내가 중독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코미디 시리즈를 찾았다고 기뻐했던 People Just Do Nothing. 

이 코미디 역시 영국에서 많이 보이는 모큐멘터리 형식이다. 처음 BBC Comedy Feeds를 통해 파일럿이 방영되었을 때 워낙 반응이 좋아 얼마 지나지 않아 2014년 시리즈로 만들어졌고 현재 시즌3까지 나와있다. 









개러지음악garage music 혼을 바쳐 해적 라디오 스테이션인 Kurupt FM 진행하는 -힙스터를 지향하는뮤지션들의 이야기로 본인들의 음악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청년들의 삶과 함께 인터뷰를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모큐멘터리가 항상 그렇듯 남들은 인정해주지 않는 본인들만의 리스펙트가 있고 전체적인 웃음 포인트는 그 간극에서 나타난다.






CAST


MC Grindah

DJ Beats




영국의 코미디는 출연진들이 직접 각본을 쓰고 제작한 작품들이 많다. 내가 더 영국 코미디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연진이 직접 그 캐릭터와 더 어울리는 내용을 추가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만큼 더 리얼하게 표현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또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게 눈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People Just Do Nothing> 역시 출연하는 거의 모든 배우들에 의해 각본과 제작이 이루어졌는데 그 중 가장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게 바로 MC Grindah와 DJ Beats이다. (극중에선 비중이 이 둘에 비해 작지만 Steves 역을 맡은 Steve Stamp가 MC Grindah와 거의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제작했다)








MC Grindah 

본인이 이 구역(Brentford) 최고라고 굳게 믿고 있다. 랩하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그렇게 보여지기식 음악을 적절한 선에서 잘 표현하는지 신기할 정도이다. 여자친구의 Miche와의 사이에 딸 Angel이 있고 Kurupt FM의 수장 역할을 한다.


 DJ Beats

Grindah의 오른팔 역할이다. Grindah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아 한다. Kurupt FM의 아주 충실한 일꾼이다. 








Chabuddy G

근처에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Kurupt FM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나중에는 매니저 역할까지 맡는다. 모든 일에 참 열심인데 보고 있으면 안쓰러워지는 캐릭터다. MC Grindah에게는 go-to-guy의 존재이다. 




 






Decoy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Decoy. 비중은 정말 작다. 워낙 묵묵해서 대사도 거의 한마디도 없지만 운전을 담당하며 항상 Grindah의 주변에 있다. Grindah의 여자친구인 Miche와 알쏭달쏭한 케미가 있는데 (극중에서 모호하게 밝혀진다) 그 애매한 로맨스를 보는 것 역시 즐겁다. 












Steves

보고있으면 안쓰러워지는 캐릭터 2 Steves다. 정신적으로 약간 부족함 면을 보이는데 그런 연유로 Kurupt FM 멤버들이 Steves의 약점을 이용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가족관계가 거의 나오지 않는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Steves는 유독 할머니와의 관계가 돈독하게 그려진다. 









그 외 DJ Beats의 여자친구인 Roche와 Roche의 아들 Craig, Chabuddy G의 여자친구 Aldona 등이 존재감 있는 조연이다. <People Just Do Nothing>에서는 전형적인 코크니Cockney 액센트를 쓰므로 처음엔 약간 생소하게 들리고 알아듣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들이 쓰는 액센트가 영국 젊은층이 실제로 쓰는 액센트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좋다. 










개인적인 평점 

모든 코미디 시리즈가 그렇듯 시즌3로 갈수록 조금 억지스럽고 OTT스러운 설정이 많은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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