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s 다음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 Friends는 미국드라마니까 영국드라마 중에서는 나의 영원한 넘버원이다. The Office만큼 나에게 한 장면 한 장면 빼놓을 것 없이 다 소중한 드라마가 또 언제 나올까 싶다. 그만큼 내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지금도 처음부터 다시 보고 있는 드라마이다. 








다른 모든 Ricky Gervais의 드라마가 그렇듯 이 드라마 역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한 예로 학생들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해줬을 때 반응이 딱 반반이다. 나와 비슷한 유머코드를 가진 한 학생은 영어를 잘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거기다가 영어자막으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시작하자마자 웃겨서 난리가 났었다. 나중에는 그냥 표정과 상황설명만 봐도 미칠것 같다고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다른 한 학생으로부터는 '도대체 어디에서 웃어야 되는거예요?' 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다행히 내 주변사람들은 대부분 전자의 반응이었다. 내 주변에 있는 나와 친한 사람들이니까 당연히 나와 유머코드가 비슷해서 그런거겠지만.










The Office의 주요인물 네 명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Tim, David, Dawn, Gareth이다. Slough라는 영국의 중소도시에 있는 종이회사 Wernham Hogg에서 모든 일이 일어난다. 










이 드라마의 각본을 쓰고 주연까지 직접 연기한 나의 코미디 히어로 Ricky Gervais가 지점장 David Brent를 맡았다.

David은 자신이 직원들에게 매우 인기도 좋고 친구같은 또 엔터테이너같은 보스라고 생각하기에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상황을 자주 만든다. 항상 실적보다는 Morale(사기, 의욕)이 더 중요하다며 유머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려고 노력하지만 알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른 드라마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드라마에서도 자신은 racist/sexist가 아니라고 계속 강조하지만 누구보다도 인종,성차별 적인 농담을 많이 한다. 









지금은 너무나 유명한 글로벌 배우가 된 Martin Freeman이 영업사원 Tim을 연기했다. 지루한 회사생활을 리셉셔니스트인 Dawn과 함께 매일 Gareth를 놀리는 재미로 보낸다. Dawn과는 그렇고 그런 사이인듯 아닌듯 애매한 관계이고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또다른 영업사원 Gareth와는 애증의 관계이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나중에 어떻게 그렇게 유명해졌는지 이해가 된다. 연기를 정말 자연스럽고 능청스럽게 잘한다. 지금은 셜록의 Watson과 Hobbit의 주인공등으로 활약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어서 이때 Tim의 역할이 더욱 더 흥미롭다.











Tim이랑 Dawn에게 매일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자신을 놀린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군인 출신의 Gareth. 금방이라도 쓰러질것같이 마른 몸매와 다르게 자신이 매우 터프하고 강한 남자라 생각하며 Team Leader라는 직책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본인만의 이미지가 독특하고 아주 뚜렷해서 그런지 비록 조연일지라도 꽤 유명한 영화들에 많이 나왔었고 지금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2017년 직접 각본을 쓰고 출연해 호평을 받고 있는 <The Detectorist>에서도 저 때와 마찬가지로 깡마른 모습이다. 원래 살이 안찌는 체질인가 보다...












Tim과 아슬아슬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리셉셔니스트 Dawn. 안타깝게도 Dawn은 이미 Lee라는 약혼자가 있고 그 때문에 둘 사이는 연인은 아니지만 친구 이상의 묘한 관계이다. 유머감각이 좋은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Dawn에게 Tim은 항상 웃음을 주는 존재이다. 보면 볼수록 귀엽고 매력있다. 










David의 주특기는 다된 개그에 재뿌리기. 그래서 Tim이 이런 표정으로 카메라를 쳐다보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Gareth는 본인이 David의 오른팔이자 Wernham Hogg의 넘버2라고 생각한다. 그 작은 권위를 휘두르는게 낙이다. 








Tim이 Gareth를 약올리기 위해 쓰는 방법들은 기막히게 창의적이다. 마치 톰과 제리를 보는 듯하다. 톰(Gareth)은 자기가 제리(Tim)을 괴롭힌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그 정반대라는 사실. 













Tim과 Dawn의 알콩달콩한 모습들. 장난치기 좋아하는 성격이 꼭 맞는다. The Office는 오리지널인 UK버전과 함께 스핀오프로 나와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US버전 역시 아주 유명하다. 나는 US버전도 아주 좋아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UK가 더 애착이 간다...








US버전은 초반부에 매 에피소드마다 빵빵 터지면서 엄청나게 달려준다. 하지만 시즌 2까지 아쉬움을 뒤로하고 박수갈채를 받으며 종영되었던  UK와는 다르게 시즌 10까지 이끌어가다 후반부에는 힘이 딸리는게 여실히 보이는게 흠이다. Michael이 떠날 때 함께 떠났어야 했다... 하지만 역시 인기가 많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듯 제대로 웃기면서 캐릭터 하나하나마다 애정이 간다. 특히 Michael을 보면 참 안쓰럽다.. 

참고로 David의 미국판 보스 Michael역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Steve Carell은 Ricky Gervais의 다른 TV 시리즈인 Extras의 한 에피소드에도 카메오로 등장한다. 영국드라마 Extras 포스팅 참고 > 영국드라마 Extras














미국판 Gareth, Dwight와 오리지널 Gareth가 함께 한 사진. 












The Office의 Bloopers(NG장면모음)이다. 이것만 봐도 본인이 좋아할 종류의 코미디인지 아닌지 대충 감이 잡힐 것이다. 난 이런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옆에서 안웃고 있는 조연들이 더 신기했었는데 이렇게 take를 여러번 해서 하나 건지는구나...










현재 시즌 2까지 나온 Derek에 집중하고 있는 Ricky Gervais가 이정도의 파급효과가 있는 다른 코미디로도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는 그리운 David 사진!






개인적인 평점 (무조건) ★★★★









런던에 3주간 다녀온 뒤로 너무 짧게 다녀온 탓인지 아쉬운 마음과 후유증이 커져서 그걸 요즘 영국 드라마와 영화로 달래고 있다. 최근 정말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봤는데 그 중 오늘 소개할 드라마는 바로 <The Thick Of It>

구글에서 평점이 무려 8.8인 어마어마한 드라마이다. 심지어 <The Office> UK가 8.7인데...










이 드라마는 영국인 친구가 꼭 보라고 여러번 권유했을 정도로 영국 내에서도 인기가 아주 많았던 드라마이다. 하지만 정치관련 드라마이다 보니 나오는 어휘나 표현의 수준(말도 엄청 빠르다..)이 꽤 높아서 시즌 1의 에피소드 1 앞부분만 한 세번 본 기억이 난다.




런던가기 전, 비행기안에서 볼 엄청난 양의 드라마와 영화를 준비하다가 다시 생각이 나 광저우에서 경유할 때 호텔에서 한 번, 비행기 안에서 전체 시리즈를 또 보았다. -그리고 런던에서 전체 한번 더 보고 한국와서 다시 한번 더 보고.. 









시즌 1, 시즌 2, 스페셜(1,2), 시즌 3 그리고 시즌 4로 이루어져있고 Department of Social Affairs(후에 DoSAC: Department of Social Affairs and Citizenship으로 합병됨)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핵심 인물 말콤 터커(Malcolm Tucker). Number 10(영국수상관저)의 Director of Communication인데 등장인물 중 영국 총리(실제 등장하진 않고 이름만 언급된다) 제외 거의 제일 직급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말콤의 말 한마디에 오락가락 하고 심지어 해고되기도 한다.












말콤은 Director of Communication답게 언변이(특히 욕 수준이 아주 현란하다) 아주 좋다. 한 에피소드에서만 말콤이 욕하는 장면을 수십번은 볼 수 있는데 새로운 욕을 창조해내는 능력이 거의 시인 수준이다. 온갖 슬랭을 담고있는 swearing에 스코티쉬 억양까지 더해지면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거지? 하며 잠시 머릿속이 하얘질 것이다. 말콤이 욕하는 걸 100프로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영국영어 능력자.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Hugh Abbot!! 정말 어리버리한 사회부 장관인데 시즌 1,2까지 나오고 스페셜에서 휴가를 갔다고 하더니 3부터 안나온다. 도대체 왜!!!! Hugh만 끝까지 함께 갔어도 내 마음속에서 The Office와 투톱을 이룰 수 있었을텐데...













시즌 3에 새롭게 장관으로 임명되는 Nicola Murray. 이 여인도 은근히 귀엽고 재밌다. 공황장애가 있고 야망은 있지만 실력은 조금 뒤떨어져 욕도 많이 먹고 우유부단해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이다. 

장관으로 임명될 때 자녀들의 학교 문제까지 모든 사생활이 탈탈 털리는 걸 보고 처음으로 정치인에게 연민을 품어봤다.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함께하는 멤버로는 Ollie(위 왼쪽), Glenn(위 오른쪽), Terri(아래 왼쪽)이 있는데 Olly와 Glenn은 장관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는 고문역할이고 Terri는 홍보부장같은 역할같다. Ollie는 거의 말콤의 먹이 수준이고 Glenn은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설자리가 없어져서 투명인간 같은 존재가 된다(프렌즈의 챈들러같은..). 

Terri는 일은 똑부러지게 잘하는데 약간은 나르시시스트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본인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이 넘치고 스페셜부터 등장하는 Opposition(야당)의 수장 Peter Mannion에게 여성적인 매력을 어필해보려고도 시도한다. 









Opposition 멤버들. 왼쪽부터 Phil(Ollie와 항상 티격태격한다), Emma(Ollie의 여자친구이자 Phil의 하우스메이트), Peter Mannion(훗날 DoSAC 장관), Stewart Pearson(말콤과 비슷한 Communication Director 역할을 한다. Opposition의 이미지 담당)









<The Thick Of It>이 더 재미있는 이유는 심각하고 무거울 수도 있는 정치라는 소재를 가볍고 웃기게 풀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법안을 만들거나 요직을 임명하는 것처럼 중요한 일들도 말실수에 의해 예상치 못한 경로로 흘러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시즌 4에서는 어떤 법안이 바뀌면서 그것에 반대하며 시위하던 남자간호사가 자살하는 경우가 발생해 모든 멤버들이 청문회에 불려가게 되는데 정치계의 씁쓸한 단면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본인 자리만 지키면 된다는 생각으로 서로 물고뜯고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들을 보면 어느나라나 정치판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도 하게된다. 이 드라마에 빠지면 웬만한 영국의 정치 용어들을 자연스럽게 마스터할 수 있다.






spin off로 미국버전 <Veep>과 영화 <In The Loop>(미국과 영국의 합작같다)이 있다.











극중 자기에게 English라 그랬다고 발끈하는 말콤 터커(말콤은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Scottish를 English라고 부르는 것은 무례한 실수가 될 수 있다. 대만사람에게 중국인이라고 부르는것과 비슷한 것인가.





개인적인 평점 ★★★★★ (4.5를 주고싶지만 별 반개가 없으므로 그냥 다섯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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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anger Abbey! 한글로 '노생거 사원' 이라 읽는...  참 한국어로 받아적기 어려운 제목이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꽤 유명한데 이제서야 본 이유는 바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써놓고도 어이없는 이유이긴 한데 나 나름대로의 변명이 있다. 




내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들을 가급적으로 피하던 이유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였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영국드라마를 추천해달라고 물어보면 열 중 아홉은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등 온갖 제인 오스틴 작품들만 나열하니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던 중 요즘들어 영국영화에 대한 목마름이 다시 찾아왔고 열심히 검색해보던 중 -나는 항상 배우 위주로 검색한다- 오래 전 봤던 리키 저베이스가 감독한 영화 Cemetery Junction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왔던 Felicity Jones가 생각났고 Northanger Abbey까지 닿게 된 것이다.





















이 드라마에 대한 나의 평점을 미리 말하자면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었을 정도이다. 워낙 시대극을 좋아하는데에다 주인공들의 분위기와 외모가 드라마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단 여주인공인 펠리시티 존스는 흠잡없 곳 없이 매력적이고 주인공 친구로 나오는 -지금은 주인공보다 훨씬 유명해진- 캐리 멀리건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시대극을 볼 때 가장 꺼리는 것이 바로 구렛나루가 덥수룩한 부리부리하고 느끼하게 생긴 남자주인공인데 Northanger Abbey의 남자주인공인 J.J. Field는 보는 내내 감탄할 정도로 아주 담백하고 핸섬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커플이 주인공이니 안좋아할 수가 없다.













주인공 Catherine. 그 시대 소녀답지 않게 소설을 탐닉하고 그만큼 상상력이 아주 풍부하다. Catherine의 이 상상력은 극의 흐름에도 중요한 미끼를 던진다. Catherine의 상상 속 장면들이 영화 중간 중간 등장하는데 대부분은 폭풍의 언덕을 연상시킬 정도의 거칠고 스릴있는 장면들이다. 본인의 평범하고 나른한 삶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다. 















평소엔 이런 모습인데 토끼처럼 튀어나온 앞니가 너무 예쁘다. 













Catherine의 친구 Isabella. 

극 속에서의 캐릭터 자체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자신의 뛰어난 외모를 이용해 이 남자 저 남자에게 꼬리치고 친구들에게는 환심을 사기위해 아첨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표현해 낸 캐리 멀리건에게 박수.














숏컷이 정말 잘 어울리는 부러운 사람 중 한명.












마지막으로 너무 너무 멋있었던 남자주인공 Henry. 사진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아 안타깝다. 실제로 작품을 봐야한다. 처음에는 '아 역시 또 느끼한 남자주인공..' 이란 생각이 들지만 보면 볼수록 주드로를 능가하는 미소와 외모를 보여준다. 극중 캐릭터도 아주 매력적이다. 키크고 잘생기고 돈 많고 착한 남자 역할.














얼굴에서 톰 히들스턴이 보인다... 사진으로는 느끼하게 보여 안타깝다..












제인오스틴의 소설을 드라마화한 것들을 별로 재미있게 본적이 없는데(모두 제인 오스틴의 이름만 내세운 거품이라 생각했다) Northanger Abbey는 정말 귀엽고 아기자기하다. 그리고 한 여성의 성장기를 섬세하게 나타낸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가볍고 유쾌하게 보기 딱좋은 영화.





개인적인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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