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즈에 사는 Stacey와 에섹스에 사는 Gavin의 장거리 연애를 그리는 <Gavin and Stacey>는 Gavin의 베스트 프렌드 Smithy로 나오는 James Corden과 Stacey의 단짝 Vanessa(극 중에서는 거의 항상 Ness 또는 Nessa라고 불림)로 연기하는 Ruth Jones가 함께 제작한 시츄에이션 코미디이다.
이 시리즈는 영국의 가장 명망 있는 시상식인 Bafta Awards(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에서 수상했고 영국 전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이 팬이라고 자처할 만큼 명성이 자자한 대중과 평단에게 모두 인정 받은 코미디이다. 그리고 그 이름 값을 한다. 특히 나는 BBC에서 제작하는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들을 신봉한다...
플롯은 아주 간단하다. 회사에서 업무로 인한 연락을 하게되면서 서로 얼굴도 모른 채 6개월간 전화로만 데이트를 하던 웨일즈의 Stacey와 에섹스의 Gavin이 실제로 만나게 되고 만나자마자 초고속으로 결혼까지 하게 되면서 벌어 지는 일들이 주된 스토리라인이다.
우리나라의 막장 드라마들처럼 출생의 비밀,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는 없지만 (끊임없이 나오는 sexual한 유머들은 영국드라마에서 자극적이라고 볼 수 없다)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대사 하나하나에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생기고 잔잔한 감동도 있다.
특히 조연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엄청난 개성을 뿜어내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 중 Smithy의 동생으로 나오는 Rudy, Stacey의 삼촌 Bryn, Gavin 엄마아빠의 친구 부부인 Dawn과 Pete 등은 잠깐의 등장에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준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이 사람들 엑센트가 왜이렇게 특이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마 듣기 싫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지역별로 사투리가 있듯이 웨일즈의 엑센트는 스탠다드 영어에 비해 아주 독특하다. 처음엔 알아듣기도 힘들고 적응이 안되지만 계속 듣다보면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서 정이 가게 되는 억양이다. 특히 Stacey의 삼촌역할로 나오는 Rob Brydon은 웨일즈에서 아주 유명한 코미디언이다.
이 드라마에서 Gavin과 Stacey 못지 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이 바로 Smithy와 Nessa이다.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고 서로를 혐오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술에 취해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게 여러 번, 결국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로 발전한다.
더이상 말하게 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외에도 Gavin의 부모님 Mick과 Pam, 그 부부의 친구 Pete과 Dawn, Stacey 엄마 옆집에 사는 할머니 Doris, Gavin의 친구들 Deano, Budge 등등.. 셀수도 없이 많은 조연들이 드라마를 빛내준다.
툭하면 동생 Rudy와 싸움을 벌이는 Smithy는(둘이 초딩들처럼 싸우는걸 보면 누구나 어린 시절이 생각날거다..) Gavin이 결혼을 한 이후로 자신과 친구들에게 소원해지는 것 같다는 이유로 질투를 하고 Nessa는 누구보다도 특이한 인생의 여정을 지나오며 어느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산다(가끔 Nessa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오면 Friends의 Pheobe와 겹쳐 보일 때도 있다) Nessa는 굉장히 성적으로 오픈되어 있으며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는 기가 쎈 여자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매우 평범하고 선하게 생긴 사람이라는걸 알고 깜짝 놀랐다.
<Gavin and Stacey>에서 또 하나의 핫한 논쟁거리는 바로 계속해서 등장하는 Uncle Bryn과 Stacey의 오빠 Jason이 함께 갔던 Fishing Trip에서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Series 4에서는 밝혀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대중들의 추측은 Uncle Bryn이 게이일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드라마에서는 Bryn이 게이임을 나타내는 여러가지 일화들이 등장하는데 일단 Bryn은 나이가 꽤 있어 보이는데 결혼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여자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도 않는다. 영화 Brokeback Mountain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고 하는 대사나 Gavin을 만나면 항상 그를 힘껏 끌어안으며 '이게 정말 그리웠어' 라는 둥.. Smithy와 운동을 한 후 몸을 풀어준다며 땀에 젖은 몸을 마사지 해주는 모습 등이 그런 추측을 뒷받침해준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즌 4의 제작은 무산되었다. 이렇게 미끼를 던져 놓고 사라져 버리다니...
영국드라마의 대부분은 세트에서 촬영이 이루어지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거의 실제 장소에서 드라마가 전개되며 특정한 브랜드와 상품 이름 등이 그대로 다 나온다. 간접광고 같지는 않고 그저 드라마에 사실감을 더하는 요소일 뿐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보통 시리즈가 두 세개 정도 끝나면 크리스마스 스페셜을 방영함으로써 본 방송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들과 뒷얘기들을 알려줌으로써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데 Gavin and Stacey는 Series 2가 끝난 후 크리스마스 스페셜이 나오고 그 다음 Series 3가 방영된 상태이다.
Stacey는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주는 웃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몇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혹시 시즌 4가 '깜짝'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되는 기대를 하고 있을 정도로 내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형식의 가족 코미디인데 참 아쉽다.
개인적인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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