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음으로 볼 드라마 시리즈를 고르는 데에 굉장히 신중한 편이다. 리뷰와 평점, 유튜브로 트레일러 또는 에피소드의 발췌 영상까지 보고나야지만 전체 시리즈를 시작한다. 한 번 드라마를 시작하면 정말 내 것이 될 때까지 주구장창 봐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인데 <The Jot Lot>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서 살짝 놀랐던 2013년부터 방영된 영국 시트콤이다.














여전히 영국 코미디에 목말라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이왕 보는거 귀여운 영국남자가 나오는것좀 봐보자 해서 '러셀 토비' 덕분에, 또 <The Office> UK 이후로 평범한 회사 생활에 대한 드라마를 본지가 오래 되어서 몇 번의 리서치 끝에 나의 다음 플레이리스트로 결정했다.


<The Job Lot>은 Brownall이라는 가상도시에 있는 Job Centre에서 실직자 또는 무직자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알선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소소한 이야기로 소소한 재미가 있다.











Fine Arts를 전공했지만 그다지 재능은 없고 지방의 Job Centre에서 겨우 겨우 일하며 항상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Karl이다. 어리버리해서 실수도 많이 하고 훤칠한 외모와는 다르게 여자들 앞에서는 매우 수줍어하기도 한다. Job Centre의 매니저인 Trish와 가끔 엮이는 -본인은 절대 원하지 않는- 로맨틱한 상황들이 재미있다.  





러셀 토비는 귀여운 훈남 외모로 우리나라에서는 꽤 인지도가 있다.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영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Sherlock>의 'Hounds of Baskerville' 편에서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는 남자역으로 출연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2017년 골든 글로브를 휩쓴 화제작 <The Night Manager>에도 잠깐 출연했다. -정말 잠깐이긴 하지만-














이 영국의 훈남들.... 영국 드라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남편과 이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까지 약간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지점장 Trish다. 영국드라마 Horrible Histories에도 나왔는데 그때에도 내가 생각하기에 그 많은 연기자들 중 제일 웃기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The Job Lot>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다.












또 한 명의 주요 등장인물로 아마 The Jot Lot에서 가장 강한 캐릭터를 갖고있지 않나싶다. 노처녀 히스테리를 부리는 전형적인 캐릭터라 진부하게 나타날 수도 있는데 Angela는 그보다 한 수위의 내공을 보여준다.

어디선가 본 얼굴이라 했더니 드라마 <Life's Too Short>에서 Warwick의 부인 Sue 역할로 나왔었다. 그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는데 그 변신이 꽤 성공적이다.  













회사를 배경으로 한 영국의 TV 시리지들을 보면 항상 색다르게 느껴지는게 바로 상사와 직원의 관계이다. 물론 직위에 따른 계급은 존재하지만 존댓말이 없는 영어라 그런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둘 사이의 간격이 좁아 보인다.

두번째는 정말로 칼같은 퇴근이다. 점장이 빤히 옆에 있고, 또 상사가 남아서 일을 하고 있는 데도 5시면 정확히 사무실을 나간다. 영국이라고 무조건 다 칼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다른 드라마들을 봤을 때에도 확실히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다른 근무환경을 갖고 있다.










The Job Lot을 보면 영국의 Job Centre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대충 알 수 있어서 좋다. Benefit Fraud(국가에서 주는 보조금 부당취득)를 감시하기도 하고 기업인을 초청해 일자리를 그 회사로 일자리를 알선하기도 한다.




시즌 1에서는 Job Centre에서 하는 일들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반면 시즌 2부터는 새로운 젊은 여직원도 들어오고 약간의 로맨스도 간간히 등장한다. 대부분의 영국 코미디에 비해 성적인 농담의 수위도 낮고 선정적인 장면도 별로 없어서 편하게 보기에 좋다. 하지만 시즌 1에서 보여주던 소소한 재미가 시즌 2로 가면서부터 '코미디'라는 장르의 압박감을 느낀듯 갑자기 뜬금없는 소재와 개연성 없는 진행으로 전체적으로 산만해졌다. 시즌 3에는 다시 소박한 이야기로 돌아오길.







개인적인 평점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국 드라마 3위 안에 드는 <Gavin and Stacey>의 히어로 James Corden(Smithy역)이 역시 그 드라마 안에서 단짝 Deano 역으로 나왔던 Mathew Baynton과 함께 제작, 각본, 주연을 맡은 드라마이다. 

<Gavin and Stacey>에서 둘의 케미스트리는 주인공인 개빈과 스테이시 커플에 뒤지지 않는다.




현재 가장 핫한 토크쇼인 <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의 호스트를 맡고 있는 제임스 코든은 지금 영국보다 헐리우드에서 훨씬 더 유명해졌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젠 아마 모르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The Wrong Mans(The Wrong Men이 아니고 'Mans'이다)는 제목 그대로 잘못걸린(?) 남자들 이야기이다. 아무도 없는 길에서 우연히 핸드폰을 주우면서 두 남자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Sam이 출근길에 주운 핸드폰에 걸려온 전화를 받는 장면. episode 1에서 2까지는 몰입도 최고이다. 

도입부는 거의 메멘토 수준.

Council에서 일하며 공무원으로 평범하게 사는 Sam은 그저 이렇게 평범하게 사는 것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데 잘못 받은 전화 한통으로 인해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된다.










차 안에는 이렇게 피묻은 사람이... 










Sam과 같은 빌딩에서 일하는 Phil. 공무원은 아니고 빌딩에서 잡다한 일을 하는 정규직 사람들로부터 약간의 무시도 받으며 살아가는사람으로 친구가 별로 없다. 우연히 Sam의 전화를 엿듣게 되고 평소 친구도 없고 별로 특색도 없는 삶을 살던 Phil은 이 사건에 적극적으로 끼어들길 원한다.

<스파이더맨 홈 커밍>에서 네드가 피터의 모험에 감격하며 동참했던 것처럼.










Sam과 전 연인관계였던 Lizzy. 아주 약간 섹시하고 치명적인 역할로 나오는데 별로 공감이 안된다. 신기한건 다른 드라마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서도 남자들이 죽고 못사는 역할로 나왔다는 것이다. 영국 사람들은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나보다.
















정말 아쉬웠던 점은 후반부로 갈 수록 약간은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과 초반부의 스릴있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폭력적이고 수위 높은 장면들과 더불어 헐리우드 B급 코미디물같은 내용전개와 장면들이 많이 끼어든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연출력이 뛰어났다면 정말 훌륭한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하기에 많이 아쉽다. 하지만 신선한 소재만큼은 평점 5개를 줘도 모자랄 것 같다. 제임스 코든이 워낙 능력있고 센스있는 사람이기에 아마 시즌 2에서는 훨씬 더 정돈된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된다. 



이 글을 2014년 8월에 썼었는데 그 해 12월에 시즌 2가 나왔다. 아직 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얼마나 더 세련되어져 돌아왔는지 궁금해진다.






개인적인 평점 ★★★












2011년에 방영을 시작한 영국의 일상적인 가족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를 찾다가 발견한 드라마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아주 평범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영국 코미디 답게 이렇게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세팅에서도 깔끔하고 임팩트있게 전개된다. 




일주일마다 한 번씩 부모님 댁에 와서 저녁 식사를 하는 아들들을 보며 부모님들은 걱정하며 잔소리하고 아들들은 그 상황에서 도망가고 싶어한다. 부모님과 자녀의 관계는 역시 세계 어디에서나 다 똑같은가보다. 
















영국의 평범한 Goodman 가족은 유대인들로 매주 금요일이면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한다. 그래서 배고플때보다는 배부를때 이 드라마를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먹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와서 배고플 때 보면 고통스럽다. 보면서 영국의 전형적인 가족 식사는 이렇구나 하는 걸 볼 수 있다.
















영국 드라마나 특히 프랑스 드라마를 보면 저녁 식사에 와인이 빠지는 법이 없다. 














엄마인 '재키'이다. 좀 이상하면서도 철없는 남편과 매일 치고박고 싸우는 두 아들에게 익숙해져서인지 웬만한 상황에도(특히 남편 마틴의 이상한 행동들에..)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졌다. 하지만 은근히 소심하기도 하다. 












아빠 '마틴'. 이 아저씨 정말 골때린다.. 마틴이 하는 행동들은 처음엔 기분이 나쁘다가도 어느새 정이 든다. 귀가 어두워 잘 듣지 못하며 더위를 심하게 타 항상 topless 패션이다. 아들들보다 더 철이 없다.












첫째 아들 '아담'. 똑똑하게 생겼고 실제 똑똑하기도 한것 같은데 항상 없는 여자친구 때문에 가족들의 타겟이 된다. 작곡가가 되고자 하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아담의 언제 생길지 모르는 여자친구에게만 관심 집중. 동생과 바람잘 날 없이 싸운다.















둘째 아들 '죠니'. 형 놀리는 게 낙인 것 같다. 특히 가족들이 아담에게 여자친구에 대해 물어볼 때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서로 골탕 먹이고 당하고 그게 이 가족의 일상이다. 






이렇게 네명의 가족구성원들이 'Friday Night Dinner'의 주인공들이다그리고 이 가족의 일원은 아니지만 빠져서는 안될 이웃 '짐'도 있다.







 





바로 요 아저씨가 짐이라는 이웃집 아저씨인데 항상 윌슨이라는 큰 개를 끌고다닌다. 본인의 개이면서도 윌슨을 두려워한다. -나의 추측으로는- 재키(엄마)에게 사심이있다. 항상 아담네 집 문을 노크한 후 '엄마는 계시니?' 라고 물으며 재키를 찾는다.

말도 어눌하게 하고 행동도 어설프고 사람들과 별로 왕래가 없는 생활을 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몰라도 저녁 식사 시간 때마다 아담의 집을 온갖 핑계를 대며 방문한다.

















영국드라마 특성상 가끔씩 찝찝한 장면들이나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도 등장하지만 판타지나 스릴러처럼 스케일이 큰 드라마에서 벗어나 소소한 이야기를 무난하게 즐기고 싶다면 볼만한 드라마이다.





개인적인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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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설적인 캐릭터인 'Alan Partridge'의 스티브 쿠건과 웨일스의 대표적인 코미디언 롭 브라이든이 본인 역할로 출연하는 드라마이자 코미디이다. 2010년에 방영되었고 영국내의 맛집을 탐방하는 시즌 1과 이태리로 무대를 옮긴 시즌 2가 있는데 두 시리즈 모두 장편 영화로 재편집 되어 개봉되기도 했다.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밤에 보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할 금기사항이다.

첫번째 이유로,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

두번째, 맛있는 음식을 너무 맛있게 먹는다.

세번째, 네번째도 모두 똑같은 이유이다.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코스로 요리가 나오고 그 요리를 음미하며 리뷰를 쓰고 그 와중에 개인기도 중간중간 선보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전부다인 드라마이다. 어떤 특별한 스토리 라인이나 기승전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설정이라 편안하게 -배부른 상태에서- , 기분좋게 볼 수 있어서 즐겁다. 














두 인물 모두 본인역할로 나오면서 그 안에 소설적인 요소가 첨가된 시트콤으로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헷갈린다. 왜냐하면 그 둘의 연기가 너무나 리얼하기에..

드라마 중간 중간 두 명 모두가 부인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여자와 어페어가 있기도 하고 여러가지 갈등이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이 억지로 짜여진 것이 아닌 다 너무나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이 드라마를 볼 때 또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보는 내내 계속 꿈틀거리는 방랑벽wanderlust이다. 

시즌 1에서 영국, 2에서는 이태리의 아름답고 유려한 장소들을 찾아다니기에 여행에 대한 뜨거운 갈망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시즌 2 이태리 편은 이태리 여행을 계획중인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하는 시리즈이다. 이태리의 숨겨진 보석같은 곳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풍경, 뛰어난 입담과 함께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끼가 넘쳐나는 이 둘의 개인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계속 등장하는 마이클 케인과 휴 그랜트 성대모사는 잠깐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똑.같.다.













전체적인 구성과 잔잔한 이야기의 전개가 아주 뛰어난 작품인 것 같다. 시간이 된다면 꼭 다시 한번 보고싶은 드라마. - 2017년 최근 다시 한번 봤다. 

나같이 특별한 스토리 텔링이 없어도 잔잔한 스몰토크 듣는 것, 예쁜 풍경과 맛있는 음식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완벽한 드라마이지만 다수의 이들에게는 약간 지루한 드라마일 수도 있다.






개인적인 평점 ★★★











정말 오랜만에 내 마음에 쏙 드는 코미디를 또 하나 찾았다. 우리나라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그래서 한글자막은 당연히 없을테고 영어자막도 구하기 어렵다- 드라마인데 마음에 쏙 드는 이유가 웃긴것도 웃긴거지만 내용이 아주 교육적이라는것! <Horrible Histories>라는 제목답게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역사적 사실들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영국역사 뿐 아니라 로마, 이집트 나중에는 미국, 프랑스의 역사까지 간간히 다루는데 일반적인 꽁트에서부터 음악, 애니메이션, 유명 TV쇼 패러디, 뉴스 등 갖가지 형식들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Georgian, Victorian, Tudor, Saxon 등 영국의 각기 다른 시대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알기쉽게 보여주는데 정말 이런일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경악할만한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HH NEWS. 뉴스 형식으로 어떤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수다맨처럼 빠른 속도로 정리하는데 그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배경에 나오는 애니메이션들 또한 이해하기 쉽게 간결하면서도 재미있다.















주요 캐스트로는 개빈 앤 스테이시에서 Smithy의 단짝 Deano로 나왔던 Mathew Baynton을 포함한 남자 네 명인데 네 명 다 너무 웃기다. 후반부는 여자 배우들도 많이 등장한다.













Horrible Histories에서는 특히 유명한 노래들을 개사해서 편곡한 음악으로 유명했는데 그 중 제일 유명한 <Born 2 Rule Over You>이라는 곡이다. 무려 BBC Proms에서 공연까지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솔직히 시즌 1이 제일 재미있고 시즌 2, 3으로 갈수록 약간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래도 워낙 내용이 교육적이기에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고 등장하는 주요인물들 역시 끼가 넘치고 연기도 잘해서 더욱 즐겁다.

- 이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들은 영국 각종 시상식 어린이 교육부문에서 상도 많이 받을 정도로 입증된 것들이기 때문에 내용의 허구성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





개인적인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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